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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일지(1)

2024년도 3번째 허리디스크 발병 및 재활에 대한 기록.

재활일지(1)

3번째 고통

이 글은 평생 동안 잊지 말아야할 내 “허리 건강”에 대해 기록하기 위해 작성한다. 조금 나아졌다고 방심하지 않고 계속 기억해두며 건강과 삶을 유지하기 위함이다.

2024년 9월 5일(목요일) : 고통의 시작 (1주차)

저녁을 먹고 여느 때처럼 화장실에서 이를 닦고 있었고, 코가 간질간질하여 재채기를 시원하게 했다. 너무 시원하게 해서 그럴까? 반대로 허리는 따듯해지더라. 혹시 싶었다. 그런데, 담이 걸린 것처럼 뻐근한 느낌이 들어서 엉거주춤하게 되었다.

다음날 6일(금요일), 나는 오프라인 연구미팅이 있어서 학교를 운전하여 방문하였다. 이때까지도 엉거주춤하며 걸어 다녔지만, 공동연구자와 웃으면서 어제일을 회상하듯이 얘기하였다. 약간의 불편함을 토로하는 정도였다.

미팅이 끝난후 저녁 시간이 되었다. 강남에 일정이 있어서 백화점에서 저녁을 먹고 물건을 샀다. 해가 지는 시점이어서 그런지, 이제는 신체가 엉거주춤이 아니라 걷는 것이 매우 불편하여 다리를 저는 정도가 되었다.

그날 밤 샤워를 마치고 자리에 누웠을 때, 내일이면 낫겠지라는 생각으로 잠들었다.

9월 7일(토요일)

하루 종일 누워지냈다. 본격적으로 허리디스크 통증이 왔기 때문이다. 서있으면 시원한 느낌 불쾌한 기분이 왼쪽 엉덩이를 타고 허벅지 종아리 옆면으로 내려갔다. 밤에는 고통이 심해졌다.

9월 8일(일요일)

여전히 누워지냈다. 여자친구가 병수발을 들어주어 식사도 누워서 하게되었는데 일반식을 먹을 수 없어서 죽을 가져다 주었다. 너무 고마웠다.

밤에는 신체 상태를 체크해보기 위해서 여자친구의 도움을 받아 자리에서 일어나보려했지만, 너무 심한 고통으로 하체를 컨트롤 할 수 없었고 힘이 빠졌다. foot-drop 증상은 아니었지만, 아마 너무 극심한 고통으로 인해 하체가 움직일 수 없었던 것 같다. 약간의 움직임만으로도 온몸이 비명을 지르고 나도 비명을 질렀다. 송곳으로 왼쪽 하지 전체를 찌르고 있는 기분이었다. 우리 모두 힘들었다.

9월 9일(월요일)

왠만하면 자연치유를 해보려 했으나, 효과적으로 이 고통을 다스리고 과정을 지내기 위해서 병원의 도움을 받기로 결심했다. 수술은 이미 경험을 해봤고 여자친구도 나도 모두 싫어하는 과정이었다. 그래서 난 신경주사나 약물 치료의 도움을 받아서 과정을 지내보기로 마음 먹었다. 의사가 수술을 아무리 유도해도 그 마음을 지키기라 다짐했다.

이 마음을 새벽(극심한 고통으로 잠을 못자고 밤을 꼬박 샜다.)에 먹고, 아침에 일어나서 여자친구에게 병원에 데려다 주기를 요청했다. 주말 내내 나때문에 고생한 여자친구에게 미안하지만 방도가 없었다. 119를 부를까도 고민해봤지만, 인터넷을 검색해본 결과 정말 긴급하고 주변에 도움을 청할 곳이 없을 때 최후의 수단으로 신청하는 것이라는 글을 봤다. 지금 내 상태가 그렇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지만, 바로 옆에 여자친구가 보조해 줄 수 있고(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고, 이친구의 일정도 있지만..), 나보다 더 급한 환자들이 있다는 생각을 하며 미안한 마음에도 데려다 달라고 부탁했다. 당연히 차량에 앉아서 갈 수는 없었다. 누워있는 자세를 제외하고는 모든 자세가 고통이었으므로… 그래서 일단 집에서 차량까지는 눈물을 쏟으며 내려갔다. 그리고 차량 뒷좌석에 누워서 병원까지 갔다. 정말 시간이 멈춰있는 것 같았다. 너무 극심한 고통때문에.

신경외과와 정형외과 중에 난 신경외과를 선택해서 갔다. 왜냐면 이미 마음 먹은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더 나은 선택일 것 같았기 때문이다. 신경외과에서는 3번의 신경주사를 맞아야만 상급 병원을 갈 수 있는 소견서를 써준다고 하였다. 1번을 맞고 약을 타왔는데, 매우 쎈 성분이므로 5일치만 주겠다고 신신당부하셨다. 의사의 소견이 그러하니, 환자인 입장에서 왈가왈부 할 수 없었다.(약을 더달라했지만..) 1번을 맞을 때 다행히도 의사 선생님이 직접 주사를 놔주셨다. 너무 아팠다. 효과는 5분밖에 가지 않았다. 물리치료를 꼭 받으라고 하셨는데, 실은 난 물리치료(전기, 찜질) 효과를 믿지 않는다. 한의원도 믿지않아서.. 하여간 1시간 짜리 치료를 너무 힘들어서 30분만 받고 자리에 털고 일어나 집으로 향했다.

& 덧붙여서 그리고 CT를 촬영할 때 촬영 기사인가 의료인인지 왈패인지는 모르겠는데, 고통으로 몸부림치는 나에게 도움은 커녕 움직이지 못하는 내가 잠깐 쉬어가며 촬영하면 안되겠냐고 물었더니 “? 왜요?”라는 대답과 퉁명스러운 표정으로 날 보고 있었다. 욕나오더라 그래서 이 병원은 걸러야겠다는 생각이 커졌다. 물론 3번 주사맞아야..라는 워딩에서도 걸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음.


지금까지? 그냥 고통이어서 하루가 사라졌다.

다시 자리에 누워 지냈고 잠들었고 하루가 지나갔다…

9월 10 ~ 11일(수요일) : 고통의 시작(1주차 마무리)

그냥 매일 아팠고, 소변은 하루에 최대 2번 밖에 마렵지 않거나 2번 밖에 볼수 밖에 없었다. 왜냐면 허리에 힘을 주는 행위는 자살행위나 마찬가지였으므로 아마도 방어기재상 소변을 안보고 싶어하는 심리가 있었던 것 같다. 이 당시 마미총 증후군이 크게 의심이 들었는데, 다행히도 나는 foot drop 증상이나 회음부 주변의 감각이상 증세가 없어서 이 증후군은 아닐 것 같아서 단순히 소변이 적게 마렵다 해서 큰 문제가 될거라고는 생각안했다.(그리고 너무 아파서 물이나 음식이 아예생각이 안났다. 오죽하면 빈속에 신경 약들을 다 털어넣고 최소한의 약먹을 정도만 물을 마셨다. 그래서 소변이 적게 마려운것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1주차가 마무리 되었고, 약이 이틀치만 남아서 너무나 불안한 나날들이었고, 병원을 또 어떻게 가야하나 걱정했다.

…(2편에서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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